춘 설 - 정지용 -
문 열자 선뜻
먼 산이 이마에 차라
우수절(雨水節) 들어
바로 초하로 아침츰,
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
서늘옵고 빛난 이마밭이하다.
얼음 금 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
흰 옷고름 절로 향긔롭어라.
옹숭 그리고 살아난 양이
아아 꿈같기에 설어라
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
옴짓 아니 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,
꽃피기 전 철 아닌 눈에
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.
♠. 웅숭 그리고: 궁상스럽게 몸을 옹그리고
핫옷: 솜을 두어서 지은 옷
호 수 - 정지용 -
얼굴 하나야
손바닥 둘로
푹 가리지만,
보고 싶은 마음
호수만 하니
눈 감을밖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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